News2010. 12. 14. 03:23
 

 

이렇게 강렬한 사진을 본 적이 없다.

자기의 얼굴을 성형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프랑스의 오를랑의 작품도, 벌거벗은 여인들이 즐비하게 나온

바네사 크로포트의 작품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강렬한 느낌을, 바로 이 사진, <가마이타치>에서 느낄 수 있었다.

 

잔뜩 웅크린 몸. 그건 보는 사람을 긴장시킨다.

거리에서 아주 납작하게 땅에 붙어서 사람들의 몸짓과는 아주 다르게, 거의 기어가는 수준으로 삶을 영위해나가는 사람들

시장도 아닌 대로변 구석에서 마치 식물의 한 뿌리처럼 옹크리고 앉아 야채를 다듬는 할머니들의 뒷모습.

 

마치 날개없는 새가 먼 곳을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지는 안타까움. 슬픔.

김기덕의 영화에서 영영 돌아오지 않는 미군 남편을 기다리는 미친 여자처럼

슬픔과 분노가 공존하는 몸짓.

 

일본 전위예술의 대가 히지카타Hijikata와 사진가 호소에 에이코Hosoe Eiko의 작품이다.

1959년 5월 24일, 안보조약개정을 둘러싼 긴장감이 증폭되던 즈음, 히지카타는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 <긴지키>을 각색한 퍼포먼스를 무대에 올렸다.

그 무대 위에는 동성애, 소아성애, 성도착증 등 성에 대한 모든 금기가 담겨있었다.

일본 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몰고왔던 이 작품 이후, 히지카타는 죽음과 고통, 공포와

폭력등을 표현하는 이른바 '어둠의 춤(안코쿠부토)'을 추기 시작하였다.

이를 지켜보았던 사진가 호소에 에이코와 함께 그는 1965년부터 68년까지

도호쿠 지방을 여행하며 사진 연작 <가마이타치>를 작업했다.

 

Posted by rabbit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