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matism2011. 1. 11. 21:55

이곳에 와서 많이 즐거웠습니다 갖은 즐거움 다 겪었
습니다 민짜의 술집 여자들의 퉁퉁 부은 몸은 너무 즐거
워 오래 보기 괴로웠습니다 하얗게 면도한 돼지가 하늘을
향해 흥흥, 냄새 맡는 것도 보았습니다 얕은 냇물이나 냇
물가 조약돌보다  고운 아이들의 웃음도 보았습니다 그 웃
음 속에 꼬물거리는 구더기도 보았습니다 즐거웠습니다
신비로웠습니다

  이젠 내보내주세요, 가야겠습니다
  보내주세요, 풀어주세요, 소리치겠어요, 악쓰겠습니다
  내보내주세요!


- 이성복, <남해 금산>
Posted by rabbit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