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0. 10. 23. 01:43
나도 안다, 행복한 자만이
사랑받고 있음을. 그의 목소리는
듣기 좋고, 그의 얼굴은 잘 생겼다.

뜰에 있는 나무가 보기 싫게
구부러진 까닭은 나쁜 토양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당연스레 나무가
보기 싫게 휘었다고 불평할 뿐이다.

내 눈에는 바다에 뜬 초록빛 보트나 즐거운 돛단배들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어부들의 찢어진 그물망만 보인다.
처녀들의 젖가슴은
예나 지금이나 따스한데,
왜 나는
지나가는 사십줄 아낙네의 구부정한 모습만 이야기하는가?
시를 쓰면서 운을 맞추는 것은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내 가슴속에는
꽃 피는 사과나무에서 느끼는 감동과
칠장이의 연설에서 느끼는 두려움과 놀람이 서로 다투고 있다.
정작 시를 쓰게 되는 것은
바로 그 두려움과 놀람 때문이다.
Posted by rabbit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