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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8.06 이성복 - 느낌
- 2011.06.13 기형도 - 죽은 구름
- 2011.06.06 2011년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 2011.05.27 시 : 고등어 울음소리를 듣다 _ 김경주
- 2011.05.16 미로 _ 이것은 내 꿈의 색채이다 _ 1925
- 2011.04.18 아 요즘 꽃이 너무좋아
- 2011.04.12 아웅 이뻐^^
- 2011.04.07 크레인
- 2011.04.03 안규철 : 그 남자의 가방
- 2011.04.03 덕수궁 미술관 전시 : "추상하라" 2011. 4. 3.
구름으로 가득찬 더러운 창문 밑에
한 사내가 쓰러져 있다, 마룻바닥 위에
그의 손은 장난감처럼 뒤집혀져 있다
이런 기회가 오기를 기다려온 것처럼
비닐 백의 입구같이 입을 벌린 저 죽음
감정이 없는 저 몇 가지 음식들도
마지막까지 사내의 혀를 괴롭혔을 것이다
이제는 힘과 털이 빠진 개 한 마리가 접시를 노린다
죽은 사내가 살았을 때, 나를 그를 몇 번인가 본 적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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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일상적 행복과 절연된 채, 구름처럼, 혹은 고양이와 함께 사는 나이든 사내의
지친 모습을 냉정하게, 사진 설명하듯 묘사하고 있는 시인의 시선은 그로테스크하다.
그 시선은 이 세계는 빈집이며, 사람은 그 빈집의 창에 머무르는 구름 같은 것이며
나는 내 속의 추억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보들레르적 인식에 침윤되어 있다.
김현 <행복한 글쓰기, 147>
▶ 2011년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 참여작가 이용백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11년 제5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미술전 한국관 참가작가로 이용백(1966년생, 미디어 아트 작가) 씨를 선정했다.
이용백(1966년 경기도 김포 생) 씨는 1990년 홍익대 서양화과와 1993년 독일 슈트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 회화과, 1995년 동 대학 조소과 연구심화 과정을 졸업한 후 국내외에서 활발할 활동을 해왔다.
2011년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미술전은 2011년 6월 4일부터 11월 27일까지 약 5개월간 개최될 예정으로 이번 국제 미술전의 총감독은 저명한 예술사가이자 비평가, 기획자인 스위스의 비체 쿠리거(Bice Curiger)가 맡았다. 한국관 커미셔너로는 윤재갑(1968년생, 큐레이터) 씨가 선정됐다. |
깊은 곳에서 자란 살들은 차다
고등어를 굽다 보면 제일 먼저 고등어의 입이 벌어진다 아....하고 벌어진다 주룩주룩 입에서 검은
허구들이 흘러나온다 찬 총알 하나가 불 속에서 울고 있듯이 몸 안의 해저를 천천히 쏟아낸다
등뼈가 불을 부풀리다가 녹아내린다
토막을 썰어놓고 둘러앉아 보라색들이 밥을 먹는다
뼈도 남기지 않고 먹어치운 후 입 안의 비린내를 품고 잠든다
이불 밖으로 머리를 내놓고 보라색 입을 쩝쩝거린다
어머니 지느러미로 바닥을 치며 등뼈를 세우고 있다 침 좀 그만 흘리세요 어머니 얘야 널 생각하면
눈을 제대로 못감겠구나 옆구리가 벌어지면서 보라색 욕창이 흘러나온다 어머니 더 이상 혀가
가라앉았다가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어머니 몸에 물을 뿌려주며 혀가 가슴으로 헤엄쳐가는 언어 하나를
찾았다 생이 꼬리를 보여줄 때 나는 몸을 잘랐다
심해 속에 가라앉아 어머니 조용히 보라색 공기를 뱉고 있다 고등어가 울고 있다
p.s. 날씨는 더운데 그래서 몸에서 열기가 나는데 마음은 차갑다. 늘...
김경주 시인의 여행집 <패스포트>를 읽어보고 싶어지는 날. 정말 떠나리라. 떠나고 말리라.
뿌연날 보이는건 대형 크레인들. 연구실서 오희택 샘 강의를 듣고나서 크레인이 달리보인다. 크레인이 아니라 그 속에 사람이 보인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나의 고민에 대한 응답의 작품.
안규철(1955- )은 1980년대 중반부터 사진, 조각, 글쓰기 등의 다양한 활동을 매개로 사회비판적 시각의 개념미술을 보여주어 왔다. 그는 1980년대 이후 나타난 절제된 오브제(object)의 서사적 차용으로 특징지어 지는 독특한 개념미술 경향의 선두주자이기도 하다.
<그 남자의 가방>(1993)은 안규철의 작업 전반을 관통하는 '허구와 실재'라는 주제의식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모두 11점의 드로잉과 그에 상응하는 글, 그리고 글의 중심 소재인 가방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미지의 남자가 맡기고 간 날개모양의 가방에 관한 이야기를 드로잉을 통해서 들려준 후, 마치 이야기 속에 등장했던 그것이라는 듯 구체적인 날개모양의 가방을 선뜻 제시한다. 안규철은 이 작업을 통하여 실재와 허구는 그물망처럼 서로 엮어져 있으며 결코 분리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 남자의 가방>에는 우연히 마주친 어떤 남자의 부탁으로 맡게 된 그 남자의 날개가 들어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열어 보지 않았(다고 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 속에는 허구임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요소가 들어있다. 그것은 바로 '날개'라는 구체적이면서도 추상적인, 모순된 대상이다. 추상적인 관념으로서의 그것은 '꿈' 이나 '희망', '행복'과 같은 현실의 너머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상으로서의 그것은 깃털로 이루어진 '날개'로서 가방 안에 들어 있다. 여기서 날개는 타인의 것이자, 나에게 위임된 것이며, 내가 선뜻 열어보고 싶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날개 모양의 가방을 보면서 그것이 날개일 것이라고 믿는 감상자의 시선에도 역시 불확실함과 희망 섞인 투사(投射)가 뒤섞여 있다. 우리는 작가의 말을 믿는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이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사실이기를 바랄 뿐이다, 등등... 추상은 부재(absence)의 측면을 지닌다. 그것은 대상에 대해 우리가 생산하는 특수한 관점이다. 역설적인 것은 이 부족한 관점을 통해서만 이해되는 대상의 본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안규철 소개
http://art500.arko.or.kr/ahnkyuchul/biography.htm